'힐링캠프' 김영하 "남들도 망할 거예요, 그러니까 감성근육 키우세요" Goodmorning letter


힐링캠프 김영하가 청춘들을 향해 현실적이면서도 위로가 되는 조언을 전했다. 사진=SBS 힐링캠프-기쁘지 아니한가 방송 화면 캡처

하고 싶은 것을 하라고? 사치다. 강연의 첫 머리가 그랬다. 김영하는 한참동안 청춘들이 겪어내야 할 팍팍한 세상을 설명했고, 그런 세상에서 살아야 한다는 현실을 주지시켰다. 그러나 결국 김영하가 청춘들에게 전한 것은 자기 자신을 지킬 수 있는 진짜 '힐링'의 원천이었다.

8일 SBS '힐링캠프-기쁘지 아니한가'에 출연한 소설가 김영하가 청춘들에게 "회사는 영혼도 내놓으라고 하는" 세상에서 살아남는 법을 전수했다.

이날 김영하는 "어떻게 하면 성공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안 될 것이다. 지금은 성공하기 어렵다"는 단언으로 강연을 시작했다. 김영하는 "기성세대들은 현재에 안주하지 말라고 하지만 요즘 세대들은 현재에 머물러 있기도 힘들다"며 "요즘은 스펙을 열심히 쌓아야 하고 동시에 창의적이어야 한다. 그런데 하고 싶은 것까지 찾으라고들 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영하는 강연의 상당 시간을 자신의 대학시절과 지금의 청춘들이 겪어야 하는 세상을 비교하는데 할애했다. 김영하는 "제가 대학에 다니던 1986년에는 경제성장률 10.6%를 기록했다. 1987년에는 11%를 기록했고 88올림픽이 열렸던 1988년에도 10.6%를 기록했다"며 "그런데 지난해 성장률은 2.8%다. 현재 4년이 지나야 그 시절만큼의 성장을 기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체감할 수 없는 수치 대신 구체적인 사례도 제시했다. 김영하는 "많은 분들이 모르시지만 저는 ROTC였다"며 "그런데 어느 날 여름 훈련을 앞두고 길을 가다 장교로 임관하고, 제대하면 대기업에 입사하고, 결혼해서 아이 낳고, 출근하고 퇴근하는 생활을 생각해보니 아무 느낌이 없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래서 ROTC를 그만두고 대학원에 진학해 글을 썼다"고 밝혔다.

김영하의 습작시절 역시 다른 모든 작가의 습작시절과 비슷하게 별로 밝지 않았다. 그는 스스로 돈이 없어서 집 밖으로 나가지도 않았고, 아침에 그의 책상을 치우는 것은 그의 늙은 아버지였다. 재떨이도 아버지가 비워주었다. 아버지는 아침마다 습작생 김영하의 책상을 치우고 재떨이를 비우며 무슨 생각을 했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이렇게 과감한 결단을 내릴 수 있었던 이유로 김영하는 당시의 희망적인 분위기를 들었다. "그때는 뭘 해도 될 것 같았다"며 "저희 부모님도 제가 작가 해서 어떻게 먹고 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으니 도와주신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지금은 "희망을 줄여야 하는 길고 지루한 저성장의 시대"라고 정의했다.

그런 시대를 살아가야 하는 청춘들에게 김영하가 전수하는 '나답게 살아남는 방법'은 자신의 내면을 지키는 것이었다. 김영하는 "내면은 남들과 다르기 때문에 내면"이라고 강조하며 내면을 지키는 비결로 '감성근육'을 들었다.

김영하의 설명에 따르면, 감성에도 근육이 있다. 소설 한 권을 다 읽지 못하는 사람들이 흔히 "나는 소설을 안 좋아해"라고 말하지만, 안 읽는 것이 아니라 못 읽는 것일 수도 있다. 감성근육이 없기 때문이다. 감성 근육이 없는 사람은 남들의 말에 쉽게 휩쓸린다. 맛집 리뷰를 보고서 쉽게 혹하지만 실제로 자기 자신에게는 별 감흥이 없다. 영화를 볼 때도 남들의 리뷰를 찾아보지만 속는 경우가 많다.

김영하는 "내가 무엇을, 어떻게, 잘 느끼고 있는가를 생각해야 한다"면서 내면의 힘을 키우고 남들의 말에 휩쓸리지 말라고 조언했다. 지금은 저성장의 시대이기 때문에 과거와 같은 한 가지 성공의 방식은 의미가 없다며 "나 자신을 지켜라. 어차피 남들도 망할 거다"라고 돌직구를 날려 웃음을 자아냈다. "일 년에 두 번 명절마다 무서운 어른들이 '너 취업은 했니, 결혼은 했니, 너 그렇게 살면 안 된다'고 하지만 그 분들은 여러분들 이름도 잘 모른다"는 말에서는 청춘을 향한 공감과 위로가 유머가 함께 느껴졌다.

이날 김영하가 청춘에게 전한 특별한 조언 한 가지는 '좋은 친구를 두라'는 것. 김영하는 비틀즈를 언급하며 "어떻게 (영국) 리버풀에 그렇게 뛰어난 예술가 넷이 있었을까 생각해봤는데, 사실 넷이 친구여서 그렇게 잘 된 것"이라며 "나에게도 가장 먼저 단편소설을 읽어주고 한 시간동안 전화로 단편소설을 들어준 친구들이 있었다"고 밝혔다.

내면을 지키는 감성 근육을 키우라는 것, 함께 성장하고 자신을 이해해줄 수 있는 친구를 찾으라는 것, 그렇게 하면 이 엄혹한 시절을 당신 자신으로서 살아남을 수 있으리라는 것. 김영하가 청춘에게 전한 진짜 '힐링'이었다.

인터넷뉴스본부 김서정 인턴기자 enter@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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