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도 근심도 다 놓아두라. 사랑하라, 원하는 것을 하라 기본테마


◆법정스님의 법문 35편 모음집 [한 사람은 모두를 모두는…]◆

"어떤 갈등이 있을 때 굳이 대응할 필요가 없습니다. 세월이 가면 다 풀립니다."
"몸에 병이 있거나 집안에 걱정 근심이 있을 때 그것을 부정적으로 생각하지 마십시오."
고단하고 무의미한 일상에 찌든 현대인의 영혼을 따뜻하게 치유해주는 말이다. 어디선가 무소유의 향기가 바람에 흩날려 전해지는 듯하다.

법정 스님의 법문집이 최근에 출간됐다. 제목은 '한 사람은 모두를, 모두는 한 사람을'(문학의 숲 펴냄)이다. 법정 스님이 가장 좋아하는 영어 문장인 'one for all, all for one'의 한글 번역인 셈이다. 여러 인간 관계에 엮인 한 개인이 어떻게 집착과 고뇌를 버리고 행복이라는 궁극적 목적에 다다를 수 있는지 간결하고 정감나는 단어로 풀어냈다.

지난 5월 성북동 길상사에서 부처님 오신 날에 행한 법문을 시작으로 2000년 뉴욕 불광사 초청법회와 1998년 원불교 서울 청운회 초청강연, 1992년 약수암 초청법회에 이르기까지 17년의 세월을 넘나드는 35편의 법문이 실렸다. 스님은 "쫓겨서 살면 안 된다. 남과 비교하지 마라. 또 마음에 든다고 해서 성급하게 움켜잡지 마라"고 가르친다. 세상이 혼탁할수록 맑은 정신과 자기 확신으로 재무장해야 한다는 말씀이다. "행복은 행복이고, 불행은 불행일 뿐"이라며 그것에 좋고 나쁨을 대입하면 고통과 불만족이 시작된다는 통찰력도 곁들였다.

이번 글은 지난봄 출간된 '일기일회'에 이은 두 번째 법문집이다. 책에는 계절에 대한 깊은 은유와 바람, 둥근달, 꽃에 대한 애정이 듬뿍 담겨 있다. 법문은 지난 5월 부처님 오신 날 법문을 끝으로 중단됐다. 법문을 엮은 상좌 스님들과 류시화 시인에 따르면 스님이 병중이기도 하지만 한동안 세상에 내려오지 않고 침묵하기로 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 은둔이 마른 바람 소리와 함께 깊어가고 있다.

◆엠마뉘엘 수녀 마지막 대담집 [나는 100살, 당신에게 할…]◆

"벌써 100살이라니…인생은 정말 빨리 지나갑니다. 한 세기를 살게 되리라고는 단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어요."
지난해 만 100세 생일을 한 달을 채 못 남기고 영면한 엠마뉘엘 수녀.

생전 100세를 눈앞에 두고 수녀는 "사랑하라. 그리고 네가 원하는 것을 하라"고 젊은이들에게 주문했다.

동정, 연민이나 일시적 충돌을 뜻하는 사랑이 아니라 선물 같은 사랑, 무상의 사랑을 말한다. 단순히 타인의 행복을 위해 자신의 삶을 희생하라는 의미도 아니다. 함께 묶여 있고 함께 행복해야 한다는 공동체 의식을 강조한다.

이제는 마지막 유언이 돼 버린 엠마뉘엘 수녀의 대담집이 나왔다. 한 세기 삶의 지혜가 담긴 고백록이자 현대 삶의 지침서가 될 만하다. 바로 옆에서 등을 쓰다듬어 주며 이르듯 온갖 질문에 방황하는 개인에게 진실의 꺼풀을 한겹 한겹 풀어준다.

적절한 질문으로 대화를 이끌어간 이는 기자이자 소설가인 자크 뒤켄이다.

수녀는 "인간은 마음이다. 자기 마음이 숨을 쉴 수 있도록 가만히 둬야 한다. 질식시키지 말아야 한다"고 타이르고 타이른다. 그녀는 한때 복수의 유혹이나 오만이라는 감정에 괴로워했으나 사랑이라는 더 큰 힘으로 극복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카이로의 넝마주이'라고 불리는 엠마뉘엘 수녀는 1908년 벨기에 브뤼셀의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났다. 여섯 살 그녀의 눈앞에서 아버지가 익사 사고를 당한 충격으로 세상의 고통에 일찍 눈뜨게 된다. 스무 살 파리의 노트르담 드 시옹 수녀원에서 수녀 생활을 시작한 뒤 이슬람 국가인 터키와 튀니지 이집트 등지를 돌며 프랑스어와 철학을 가르쳤다.

백선희 옮김, 마음산책 펴냄.

[이향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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