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리 하멜 "창조자(Innovator)가 되려면 당연히 여기는 것에 도전하라." Talk

[제10회세계지식포럼] 당연히 여기는 것에 도전하라
개리 하멜 런던비즈니스스쿨 교수, 장대환 매일경제신문ㆍMBN 회장 특별대담


"창조자(Innovator)가 되려면 당연히 여기는 것에 도전하라."

경영 조언을 원하는 기업인들이 가장 먼저 찾는 경영 구루 개리 하멜 런던비즈니스스쿨 교수가 지난 14일 장대환 매일경제신문ㆍMBN 회장과 대담을 갖고 기업의 창의성을 강조했다. 다음은 장 회장과 하멜 교수 간 대담 내용이다.

▶장대환 회장=지난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당신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경영학 대가로 선정했다.

▶개리 하멜 교수=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한 가지는 확실하다고 본다. 아이디어가 풍부해지려면 사물을 다른 시각에서 보고 좀 더 큰 시야에서 봐야 한다. 런던에서 샌프란시스코 실리콘밸리로 이사온 후 에이즈(AIDS)를 치유하려는 과학자, 나노 과학자들과 많은 얘기를 나눴다.

이들과 대조되는 사람들이 MBA 교수들이다. 너무 딱딱하다. `낭만적인 모험, 발명, 혁신 정신`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젊고 진취적이라면 아직 성취하지 못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야 한다. 조직을 창조적으로 변화시키려면 계속 불만족스러운 상태로 남아 있어야 한다.

기업들은 아직 1920년대에 개발된 조직관리법에 안주하고 있다. 지금은 초경쟁 시대이고, 지식경제에서 창조경제(Creative Knowledge)로 넘어가는 시대다. 과거의 도구는 더 이상 맞지 않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고, 새로운 것을 시도해야 한다.

▶장 회장=마이크로소프트, 구글에 이어 트위터도 세계지식포럼에 왔다. 이들이 승자가 된 비결은 뭐라고 생각하나.

▶하멜 교수=굉장히 강력한 비전을 가진 창업자가 있어야 한다. 그리고 창업자의 비전이 다른 직원들에게도 전파돼야 한다. 구글은 작은 조직으로 쪼개져 있다. 한 팀당 4~5명만 있기 때문에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직원 한 명 한 명의 생각을 다 뽑아낸다. 한 팀에 수백 명의 직원이 있다면 모두 똑같은 생각만 할 것이다. 98년엔 존재하지도 않았지만 현재 구글이 시가총액 1400억달러가 넘는 거대한 기업으로 성장한 이유 중 하나다. 개방형 민주 기업(Open, democratized companies)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

▶장 회장=한국 기업들은 최근 반도체, LCD TV 등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끌어냈다.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어떻게 해야 하나.

▶하멜 교수=훌륭한 교육, 전문성, 성실함, 거대 자본 형성 등으로 인해 한국은 반도체 등 분야에서 크게 성장했다. 앞서도 얘기했지만 지식경제에서 창조경제로 가고 있다. 지식은 멕시코, 중국 등 아무 곳에서나 살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창조적이어야 한다는 것, 열정을 갖고 이니셔티브(주도권)를 쥐어야 한다는 것이다. 조직이 구성원에게 그런 느낌을 줘야 한다. 임직원의 자율성을 확대하고, 참여 기회를 늘리는 등 기업의 경영활동 전반을 변화시킴으로써 기업 구성원의 창조성을 향상시키고 구성원 전원을 혁신활동에 참여하도록 하는 경영 혁신이 필요하다.

▶장 회장=지식이 아니라 핵심역량이 중요하다는 얘기인가.

▶하멜 교수=지식이 흔한 상품이 돼갈수록 유니크(독창적)한 핵심역량은 찾기 힘든 것이 된다. 기업가는 내가 하고 있는 일이 진정으로 유니크한지 계속 질문해야 한다.

▶장 회장=애플의 스티브 잡스는 새로운 것을 계속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하멜 교수=잡스 외에도 애플은 내부에 혁신문화가 뿌리 깊게 박혀 있다. CEO 개인의 창조적인 역량만 강조하면 기업의 생존력은 떨어질 것이다. CEO는 창조적인 생각을 말단 직원과도 나눠야 한다.

▶장 회장=어떤 방법으로 직원들에게 창조적인 생각을 전달하는가.

▶하멜 교수=창조자(Innovator)가 되려면 첫째, 동종 업계에 있는 사람들이 당연하다고 여기는 것에 도전해야 한다. 애플은 PC가 둔중하고 무거운 것이라는 기존 통념을 깨고 PC도 환상적으로 아름다울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 둘째, 명확하게 규정되지 않은 부분에도 감정이입을 시켜야 한다. 예를 들면 음악서비스 유료화를 처음 생각해낸 것처럼 사람들이 음악을 어떻게 듣는지, 어디에 돈을 쓰는지 파악해 소비자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면 창의적인 사업모델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셋째, 자신이 가진 적성과 실제 할 수 있는 능력의 접점을 잘 찾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너무 미래를 생각할 것이 아니라 현재에 집중하고 이미 변화하고 있는데 다른 사람들은 눈치채지 못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야 한다.

▶장 회장=재벌 등 한국 대기업에 조언을 한다면.

▶하멜 교수=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가족 경영의 의미는 퇴색할 것이다. 대기업은 좀 더 전문화된 작은 조직으로 나누어져야 한다. 데이터 과부하가 걸린 기업들은 실제 역량에 비해 성과가 미진할 것이다. 지금 전 세계 인터넷상에서 일어나고 있는 오픈소스 프로젝트를 잘 살펴봐라. 권력의 집중 없이도 혁신이 벌어지고 있다. 한국 기업들은 지금 인터넷에서 일어나고 있는 사회 변혁을 주의 깊게 살펴 볼 필요가 있다.

▶장 회장=젊은 세대들이 인터넷에 기반한 기업을 창업하는 것도 하나의 흐름인가.

▶하멜 교수=전 세계적인 흐름이다. 기성 세대에게 PC는 하나의 도구일 뿐이다. 그러나 젊은 세대들은 PC를 삶의 운영체제(OS)로 생각한다. 인식, 가치 형성도 인터넷상에서 이뤄진다. 그러다보니 보다 개방적이고 민주적인 가치 체계를 갖고 있다. 모든 아이디어는 표출할 수 있고 이를 토대로 경쟁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장 회장=고령화 사회다. 50대도 앞으로 20~30년은 더 살 것이다. 이들이 어떻게 새로운 지식ㆍ기술을 습득할 수 있는가.

▶하멜 교수=온라인상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한다. 인터넷은 누구에게나 개방돼 있다. 인터넷에서는 그 누구도 당신의 나이에 개의치 않는다. 60대도 매일 소셜네트워크사이트(SNS)인 페이스북과 트위터에 접속해야 한다. 늙은 개도 새로운 기술을 배울 수 있다(Old dogs can learn new tricks).

[정리 = 황시영 기자 / 사진 = 김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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