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그먼 "세계경제 저성장 굴레…실질회복 5년 걸릴것" 석학...1page

크루그먼 "세계경제 저성장 굴레…실질회복 5년 걸릴것"
실업률 하락 전 정책금리 인상은 잘못
경제회복 과정 내수시장 키우는 전략을

◆제10회 세계 지식 포럼◆

14일 비스타홀에서 진행된 `세계 경제 전망`에 대한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 특별강연을 1300여 청중이 경청하고 있다. <김재훈 기자>
2008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는 14일 세계지식포럼 특별강연에서 세계 경제가 `저성장 굴레`에 진입했다고 진단했다. 최악의 경제위기에서 벗어나 회복 신호가 여러 곳에서 감지되고는 있지만 이를 `진정한 회복세`로 보기는 무리라는 주장이다. 경제가 회복되더라도 고용이 늘어나지 않고 실업률 개선 효과도 크게 없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진정한 회복세`가 아니라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현재 `출구전략`을 논의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크루그먼 교수는 역설했다.

◆ 경제 회복 지연시키는 3가지 장벽

= 크루그먼 교수는 "현재 세계 경제 위기는 수요 위축에 따른 것"이라며 "전 세계 생산량을 소모하기에는 수요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이번 경제위기는 전 세계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났기 때문에 본격적인 경제 회복세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이 같은 △글로벌 불균형 문제를 비롯해 △여전히 남아 있는 가계부채 문제 △위기 성격을 이해하지 못하는 정책 입안자 등을 경제 회복을 지연시키는 `3가지 장벽`이라고 지칭했다. 이러한 문제로 인해 세계 경제가 당장 급한 불은 껐지만 앞으로 `더블딥`(경기 상승 후 재하강)에 빠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세계 각국의 `출구전략`은 상당 기간 늦춰야 한다고 그는 주장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재정적자가 세계를 (대공황의) 벼랑 끝에서 구했다"며 "실업률이 떨어지기 전까지 정책금리를 올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앞으로 경기부양책을 한 번 더 써야 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 "한국경제 빠른 회복세 판단 일러"

= 그렇다면 진정한 의미의 세계 경제 회복세는 언제쯤 가능할까.

이에 대해 그는 "미국 경제가 누구도 예상하지 못하는 연 5% 고성장을 한다고 가정할 때 실업률이 7%까지 낮아지기까지는 2년이 걸린다"며 "그렇지만 연 5% 고성장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대략 5년 정도 걸린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고 말했다.

세계 경제 회복의 열쇠를 쥐고 있는 미국 경제가 적어도 5년 정도 `저성장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 때문에 최근 부상하고 있는 한국 경제에 대한 낙관론에 대해서도 신중해야 한다고 크루그먼 교수는 경고했다.

그는 여러 차례 한국 경제에 대한 전망을 묻는 질문에 "한국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조심스럽다"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하면서도 "한국 경제의 빠른 회복세를 판단하기에는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특히 크루그먼 교수는 경제 회복 과정에서 내수시장을 키우는 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 경제와 관련해 "이제는 중국의 성장전략이 내수 위주로 바뀌어야 할 때"라며 "가장 쉬운 예로는 의료시스템 등 사회안전망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내수를 키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 "달러 약세 현상 지속돼야"

= 크루그먼 교수는 세계 각국이 경제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수출에 의존하고 있어 `달러 약세 현상`을 꺼리고 있지만 글로벌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이 같은 현상이 지속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 등 아시아 국가들의 무역수지 흑자와 미국 등 선진국의 무역수지 적자를 줄이면서 세계의 수요를 재분배해야 한다"며 "위안화의 경우 대규모로 환율 조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미국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와 관련해 "위안화는 국제적 교환성이 없기 때문에 고려 대상이 아니고, 유로화 역시 채권시장이 달러화 채권시장보다 규모가 작은 문제가 있다"며 "미국 달러의 위상은 오히려 강화돼 기축통화로서 생존기간이 이번 위기로 10년 더 늘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 부시 전 대통령과 한자리

= 이날 행사장에서는 크루그먼 교수와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 간 `악연`이 화젯거리였다. 크루그먼 교수는 뉴욕타임스의 칼럼니스트로 활동하면서 지속적으로 부시 행정부의 정책이 금융위기를 일으켰다고 비판해 왔다. 이 때문에 `부시 저격수`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이러한 `악연`인 두 사람이 14일 세계지식포럼 행사장에서 한자리에 앉아 눈길을 끌었다.

■ 포럼 말말말

한국에서 이런 행사를 주최하고 있다는 점이 부럽다. 전 세계 지식인이 모이는 행사에 참석하게 돼 기쁘다.

- 판강 중국 인민은행 통화정책위원 -

세계지식포럼은 아시아 최고 글로벌 기구다. 이 시대 최고 석학들이 모여 세계 당면 이슈를 논의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잔치다.

- 사공일 세계지식포럼 공동위원장ㆍ무역협회장 -

[장용승 기자 / 이소아 기자 / 김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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